안녕하세요. 저는 ABC Studio의 프로덕트 디자이너 조원진입니다. ABC Studio는 기획에서 디자인, 개발까지 원팀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조직으로 빠르게 시장에 진입해야 하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LINE의 자회사이자 일본 최대의 음식 주문 서비스인 Demaecan(出前館, 데마에칸)의 라스트 마일 플랫폼과 물류 서비스를 만들고 있습니다.
COVID-19 사태가 발생하고 2년이 넘는 시간이 지나는 동안 우리의 삶에는 너무나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이런 삶의 변화 속에서 가장 급격하게 커진 시장이 바로 배달 시장입니다. NAVER/LINE은 2020년에 일본의 배달 서비스인 Demaecan을 인수했고, 저희 ABC Studio는 2021년 8월부터 Demaecan Merchant(Partner, 사장님용)와 Driver(배달원용) 리뉴얼을 진행하고 있습니다(최종 사용자용 앱은 현지에서 민감하게 대응해야 하는 이슈가 있어서 현재 일본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Demaecan이라는 일본의 배달 서비스를 맡아 오랜 기간 쌓여 온 레거시를 정리하고, 치열한 일본 배달 시장에서 더욱 확고하게 자리를 잡기 위한 초석을 다듬은 경험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치열해진 일본의 배달 시장
현재 일본에서는 한국보다 더 많은 배달 서비스 업체가 배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대규모 적자를 감내하며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습니다. 현재 Demaecan과 Uber Eats가 No.1 배달 앱 자리를 놓고 다투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다양한 이벤트와 마케팅을 통해 Demaecan이 No.1 자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사실 불과 1~2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일본의 배달 시장은 한국만큼 활발하지 않았습니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편의점 도시락 문화의 발달과 음식에 대한 일본의 철학과 장인 정신 등의 영향으로 배달 음식에 대한 인식이 한국과는 많이 달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앞서 설명한 대로 COVID-19 사태 이후 일본에서도 배달 문화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저희 팀은 그동안 경쟁이 치열해진 시장에 빠르게 대응하면서 서비스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배달 전반의 경험을 높일 수 있는 Merchant와 Driver 앱의 서비스 리뉴얼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배달의 진짜 경험은 주문 이후부터
사용자가 배달 앱을 실행해서 음식을 주문한 후 손에 넣기까지의 과정을 경험하는 데 있어서 속도가 가장 중요합니다. 배달 서비스의 특성상 Merchant 앱과 Driver 앱의 유기적인 프로세스와 정책, 그리고 가게 사장님과 배달원의 앱 사용성과 개발 품질이 주문 수락 속도부터 조리 속도, 배달 속도에까지 영향을 미치는데요. 결국 이 부분이 배달 서비스의 핵심이고 사용자 경험을 더욱 향상시킬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저희 팀에서 진행한 프로젝트는 일반 사용자가 직접 사용하지는 않지만 배달 경험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Demaecan의 레거시 제거
Demaecan은 그동안 이벤트와 마케팅을 통한 점유율 확보 경쟁에 매진하면서 프로덕트 자체를 돌보고 다듬을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따라서 가장 먼저 할 일은 오랜 기간 쌓여 오면서 제대로 관리되지 못했던 레거시를 제거하고 정리하는 작업이었습니다. 최근과 같이 경쟁이 심해진 상황에서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 불편한 UX와 방대한 양의 불필요한 레거시를 제거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저희는 업데이트 주기를 포함해 여러 가지 제약이 많았던 기존 Microsoft Xamarin 코드를 네이티브로 전환해 더욱 빠르고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오래된 프로덕트 리뉴얼
Demaecan Merchant와 Driver 프로젝트를 맡자마자 디자인 팀에서 가장 먼저 한 일은 디자인 레퍼런스를 모으고, 시장을 조사하고, 기존 서비스를 분석하고, UI를 고민하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직접 가게 사장님이 되고 배달원이 되어 경험하는 일이었습니다. 각자 가능한 시간에 한 건이라도 배달을 직접 경험해 보고, 지인 가게에 불쑥 찾아가 POS 기기를 만져보거나 사용하는 장면을 화면으로 남겨서 간접적으로라도 경험해 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평소 일반 사용자 입장에서는 전혀 경험해 볼 수 없던 부분이었기 때문에 잠시일지라도 이와 같은 직, 간접적인 경험을 해 보는 게 중요했습니다.
저희는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수년간 사용해 온 프로덕트를 개선하기 위해서 아래와 같이 계획을 3단계로 나눠 단기적인 관점과 장기적인 관점에서 동시에 접근하기로 결정했습니다.

Step 1: Recode & Redesign
기존 디자인의 문제점을 도출하고 이를 Recode(재코딩) 과정에서 빠르게 수정해 기존 코드와 디자인 레거시를 제거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진행하는 단계입니다. 일본의 경우 타 국가에 비해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용자들이 다수 있기 때문에 기존의 레이아웃과 구성 요소를 유지한 상태에서 폰트의 가독성과 컬러의 시인성을 최대한 높입니다.

Step 2: 내부 구조 개선
사용성에 많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레이아웃 변경에는 조심스럽게 접근하되, 구성 요소를 변경해 사용성을 점진적으로 개선하는 단계입니다. 다양한 기능을 개선하고 테스트해 사용성을 개선합니다. 사용자의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수집하는 단계입니다.
Step 3: 내외부 전면 개편
수집한 사용자 피드백을 반영해 사용자의 편의성을 극대화하고 보다 빠르고 정확한 배달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UX를 전면적으로 개편합니다. 조리와 배달 시간을 최소화하면서 사장님과 배달원의 사용자 경험과 더불어 배달 과정 전체의 UX를 개선하는 단계입니다.
Merchant 앱 리뉴얼
사장님들은 주문 받고, 조리 하고, 배차를 관리하면서 메뉴 품절도 설정하고 매출도 관리해야 하는 등 앱을 학습할 시간이 부족합니다. 또한 Uber Eats와 같은 다른 주문 서비스도 함께 사용하게 되실 텐데요. 그런 상황에서 동시에 여러 주문이 들어왔을 때 주문을 빠르게 확인하고 배차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에 따라 Step 1에서는 기존과 동일한 정보를 제공하되, 타 서비스에 비해 한 화면에 표시되는 정보의 양이 많고 상태별 구분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을 가장 먼저 개선했습니다.

또한 동시에 Step 3 과정을 진행해 UX를 전면적으로 개편, 실제 개발하고 있는 버전에 적용해서 사용성을 테스트해 보며 단계적으로 어떻게 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Driver 앱 리뉴얼
Step 1에서는 기존 틀을 유지하면서 디자인을 잘 정리하는 수준으로 진행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일관성이 부족한 UI와 낮은 이미지 해상도, 부족한 아이덴티티, 그리고 가독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폰트의 크기를 키우고 터치 영역도 키워서 배달하면서 앱을 사용할 때 더 나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개선했습니다.

Step 2에서는 개선해야 할 부분이 너무도 많았는데요.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Step 2는 건너뛰고 대신 Step 3에서 작은 지역에서부터 테스트하면서 그에 대한 피드백을 받아 반영하며 개선해 나가기로 결정했습니다.
Step 3에서는 현재 도쿄의 특정 구역부터 배포해 나가면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배달할 때는 특히 야외에서 장시간 앱을 사용하게 되기 때문에 시각을 보호하면서 화면과 배터리도 보호하기 위해 다크 모드를 제공했습니다. 또한 UI 디자인 외의 측면에서도 고려해 배달 중 정보를 놓치지 않도록 알림 소리와 진동까지 직접 설계했습니다.


DDS: Demaecan Design System
Demaecan 서비스의 일관적인 사용성을 확보하기 위해 DDS(Demaecan Design System)를 정리하며 준비하고 있습니다. 현재 Demecan 본사에서 관리하고 있는 최종 사용자용 서비스에는 아직 적용할 수 없겠지만, Merchant와 Driver, Controller(배달원과 매장을 전체적으로 관리하는 내부 직원용 관리 툴) 등 그 외 다른 서비스에는 일관적으로 적용할 예정입니다. Demaecan 앱이나 웹 서비스에 적용되는 컬러와 타이포, UI 컴포넌트, 인터렉션 가이드 등 디자인 스타일의 규칙과 가이드를 제작해 사용자들에게는 일관된 경험을 제공하고 내부적으로는 빠른 화면 제작과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요. DDS에 관해서는 작업을 진행하면서 경험한 내용을 정리해 추후 다시 공유드리려고 합니다.

사용자와 함께 만들어 가는 서비스를 위해
그동안 Demaecan에서는 사용자의 피드백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앱 스토어 리뷰와 고객 센터의 전화 문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다 보니 고객 서비스에 대한 불만 처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었습니다. 저희는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아래와 같은 UserFeedback 기능을 만들어 배포했습니다.

아직까지는 도쿄 특정 구역의 소수 사용자들만 이 기능을 사용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다양한 측면에서 수많은 피드백이 도착하고 있습니다. 매주 팀원들과 함께 피드백을 살펴보면서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으며, 전달 받은 피드백을 반영해 개선한 기능을 어떻게 사용자에게 전달할지, 어떻게 하면 사용자와 함께 만들어 가는 서비스가 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사용자(사장님과 배달원)의 목소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의 작은 목소리가 서비스에 변화를 가져온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 채널(앱 내 UserFeedback 앱 스토어 리뷰, 고객 센터 문의 내용 등)을 통해 사용자의 피드백을 수집하고 있으며,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자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마치며
이렇게 약 두 달 만에 목표했던 첫 스텝인 Recode & Redesign을 적용해 빠르게 릴리스했습니다. Driver 앱은 특정 지역에서부터 새로운 UX/UI를 적용해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앞으로 계획한 다음 스텝을 차근차근 준비해서 진행해 나갈 예정입니다.
아직도 풀어야 할 수많은 문제들이 당면해 있고, 사용자는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지만, 이제 시작입니다. 지금까지 잘 해오던 저희의 방식대로 하나씩 문제를 해결하며 바꿔 나간다면 일본 배달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이뤄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목표는 사용자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듣고 사용자와 함께 만들어 가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입니다. 앞으로 ABC Studio가 사용자와 함께 만들어 나갈 서비스를 많이 기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채용
ABC Studio는 일본 음식 배달 서비스 No.1을 시작으로 퀵커머스 글로벌 No.1 플랫폼까지 지향하는 프로덕트 조직입니다. 기획과 디자인, 클라이언트(iOS, Android), 프런트엔드, 서버가 하나의 팀으로 움직입니다.
- Global Food-tech Backend Senior Engineer
- Global Food-tech Service DevOps/SRE
- Global Food-tech Service Frontend Engineer
- Global Food-tech Service iOS Engineer
- Global Food-tech Service Android Engineer
- Global Food-tech Service Product Desig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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