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에서 전 직원이 재택 근무하면서 생산성을 유지하는 방법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다는 뉴스를 막 접했던 이번 사태 발생 초기에는, 그 소식이 이렇게나 빨리 실제 업무 환경에 영향을 미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예상보다 급박하게 진행되면서, LINE에선 전 직원에게 재택 근무를 적극 권장했고, 실제로 현재 매우 소수의 인원만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습니다.

각 층마다 배치된 비접촉식 체온계와 손 소독제, 그리고 안티 바이러스 시트로 감싼 엘리베이터 버튼

LINE에는 이번 사태로 인해 전 직원에게 재택 근무를 권장하기 전에도 제한적으로 원격으로 근무할 수 있는 제도가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전사적으로 재택 근무를 시행하기 전후로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는데요. 2월 말부터 전 직원이 적극적으로 재택 근무에 임하면서 그동안 LINE이 겪었던 전사적 재택 근무에 대한 고민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업무 장비의 소중함

기본적으로 회사는 업무를 위한 공간이고, 집은 휴식을 위한 공간입니다. 물론 이미 집에도 커다란 모니터와 기계식 키보드, 전용 마우스 등을 구비하여 업무 환경에 준한 환경을 갖춰놓은 분도 있었을 텐데요. 아마 대부분은 그렇지 않았을 겁니다. 그래서 LINE에서는 무거운 장비를 집으로 운반할 수 있도록 근처 주차장 주차권과 택시비 혹은 퀵 서비스 비용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재택 근무 책상 사진 공모전도 진행했는데요. 많은 분들이 공유해 주신 재택 근무 책상 사진을 보며 각자에 맞는 여러 스타일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홈 오피스 사진의 하이라이트! 냥이 vs 댕댕이
모니터 하나로 몰입하기 vs 여러 모니터로 생산성 높이기
집에 있는 TV 활용 vs 모니터 구매

사무 가구도 소중했어요!

의외로 많은 분이 회사 의자의 소중함에 대해서 공유해 주었습니다. LINE에서는 임직원들에게 높낮이 조절이 가능한 스탠딩 데스크와 허먼 밀러(Herman Miller) 의자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집에서는 아무래도 그렇게 업무에 최적화된 사무 가구를 갖추는 게 쉽지 않다 보니 아쉬워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문득 이번 재택 근무 문화 확산으로 모니터나 스탠딩 데스크, 업무용 의자 등의 매출이 증가하지 않았을까 궁금하네요. 😀

 

커뮤니케이션 비용의 증가

재택 근무의 가장 큰 단점은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증가한다는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재택 근무 중에는 아무래도 자리에서 함께 모니터를 보면서 짧게 논의하거나, 같이 밥 먹고 커피 마시며 다양한 공감을 쌓아가는 게 어렵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커뮤니케이션이 어려워지면 얻을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특히 누군가의 방해 없이 긴 시간 집중해야 하는 코딩 같은 업무를 할 때 좋은데요. 갑자기 중간에 누가 말을 걸어오는 것과 같은 일로 집중력이 흐트러질 일이 없습니다. 실제로 재택 근무를 하면서 불필요한 커뮤니케이션이 줄었는데요. 동료에게 묻기 전에 회사 문서를 검색해보게 되었고, 불필요한 회의가 줄어들었습니다. 이런 변화 덕에 실제 업무에 더 많은 시간을 쏟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온라인 소통은 대부분 비동기로 이루어집니다. 내가 어떤 업무에 집중하고 있는 동안에는 잠시 답변을 미루었다가, 업무를 끝내고 한꺼번에 답변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비동기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문화가 정착되면, 질문자는 질문을 더 가다듬어 더 좋은 질문을 하게 되고, 답변자 역시 좀 더 신중하게 답변하게 되며, 그 과정이 대화 기록으로 남게 됩니다. 이렇게 남겨진 기록은 자연스레 검색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도와주는 회사의 자산이 되어, 불필요한 커뮤니케이션을 더욱 줄여줍니다.

물론,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LINE에선 LINE 콜과 LINE 그룹 콜, 그리고 zoom 미팅을 제공합니다. LINE에서는 당연하게도 많은 대화가 LINE으로 이루어지는데요. 메신저로 대화하다가 통화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바로 통화 버튼을 눌러 통화를 할 수 있고, 필요하면 비디오 콜이나 화면 공유도 할 수 있습니다. 특히 LINE 그룹 콜은 최대 200명까지 참여할 수 있으면서 비슷한 기능을 제공하는 다른 도구와는 다르게 무료라는 장점이 있습니다.

 

모바일에서 LINE 그룹 콜을 활용하는 방법

 

LINE 그룹 콜 화면 공유 기능

미리 일정을 잡고 진행하는 회의에선 zoom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요. zoom에는 Slack에서 바로 통화할 수 있는 기능이나, 재택 근무 시 집을 공개하고 싶지 않은 경우와 같이 화상 회의하면서 뒷 배경을 보이고 싶지 않은 분들을 위해 배경을 다른 사진으로 바꾸는 기능 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재택 근무 초기에는 온라인 회의에 익숙하지 않으셨던 분들도, 이제는 유선 인터넷 업무 환경으로 안정적인 인터넷 환경을 준비하는 것은 물론, 말을 하지 않고 있을 땐 잠시 뮤트(mute)로 설정하거나 필요할 땐 통역사를 연결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잘 활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커져가는 외로움

물론 우리는 재택 근무하면서도 동료들과 함께 일하고 있지만, 물리적으로 같은 공간에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렇게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으면 필연적으로 외로움을 느끼게 됩니다. 저도 전 직장에서 재택 근무를 많이 해보았고, 그러면서 다양한 국가에 있는 동료들과 다양한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해 봤는데요. 이런 온라인 연결로 형성되는 친밀감이 사실 밥을 한 번 같이 먹는 것의 경계를 뛰어넘기는 어렵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LINE에서는 ‘심리 응급 키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전문 상담사와 전화나 이메일로 상담할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이런 심리 상담 서비스는 기존에도 운영하고 있었는데요. 이번 코로나19로 인한 재택 근무 기간 동안 이런 사태 속에서 각 개인이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스트레스 상황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 좀 더 특화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본인뿐 아니라 함께 지내며 서로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받는 가까운 가족들도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꾸준히 사내 공지를 통해서 적절한 휴식과 스트레칭을 권장하며 스트레칭 방법까지 공유하는 등 임직원들이 재택 근무하면서 장시간 앉아만 있지 않도록 유도합니다. 그리고 각 팀에서는 여러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며 예전의 업무 분위기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어느 팀의 zoom 치킨 회식 사진

 

재택 근무 시 업무 시간

재택 근무할 때의 업무 시간은 기본적으로는 사무실에서 일할 때의 권장 근무시간과 같습니다. 하지만 제가 느낀 바로는, 보통 사무실에 출근했을 때보다 재택 근무 시에 더 오래 앉아있게 되었습니다. 사무실로 출근하면 커피를 가지러 가거나 화장실에 가는 것 혹은 동료들과 잠깐 커피 마시며 시간을 보내는 것들이 모두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한 행위의 일환으로 느껴지지만, 재택 근무할 때는 잠시 화장실에 가는 것도 쉬는 것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또한 앞서 비동기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언급했는데요. 실제로는 간혹 업무 시간에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더 빨리 응대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들로 재택 근무 중에는 자기도 모르게 장시간 앉아있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중간중간 의식적으로 스트레칭을 하거나 휴식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재택 근무하면서 가장 힘든 부분은 역시 근무 시간과 비근무 시간을 분리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가족들과의 면밀한 합의가 필요합니다. 물론 가족들과 함께 점심을 먹거나 산책하는 등의 활동은 재택 근무의 장점이니 잘 활용해야 하겠지만, 그러면서도 근무 시간과 휴식 시간을 효율적으로 잘 분리하여 관리하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LINE에서는 전 직원에게 마스크를 배부하기도 했는데요. 재택 근무 중이라 택배로 개별 배송되었습니다. 그때 마스크와 함께 아래와 같은 ‘일하는 중’ 표시 인쇄물도 배달되어서 업무 시간과 휴식 시간을 분리하는 데 도움을 주었습니다. 

어떤 LINER의 활용 사례

 

생산성은 잘 유지되고 있을까?

아직 전사적으로 재택 근무를 시행한 지 그리 오래되진 않았고, 회사에서도 재택 근무를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여러 팀에서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 생산성과 업무 집중도가 평소와 대비해 비교적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회사가 아직도 비싼 비용을 감내하며 사무실을 유지하고 직장인들이 귀중한 시간을 들여서 출퇴근을 하고 있는 이유는, 사무실에서 함께 근무하는 것이 위에서 언급한 단점을 더욱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래는 현재 제가 속한 팀에서 재택 근무 초기에 진행했던 설문 조사인데요. 생산성은 이전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결과가 나왔지만, 커뮤니케이션 부분에선 다소 나빠졌다는 결과가 나온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변화하는 업무 문화

아직 이번 재택 근무가 얼마나 지속될 지 정확히 모르는 상태이고, 갑자기 마주하게 된 어색한 재택 근무 환경에서 최적의 업무 환경을 만들어가는 것만으로 바쁩니다. 하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LINE 전체 조직이 사무실에서 일하는 것과 재택 근무로 일하는 것의 차이를 잘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까운 시간을 들여가며 사무실에 모이는 것의 가치가 더 체감되는 분들도 있을 것이고, 재택 근무로 따로 일하는 것의 다양한 장점을 알게 된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이번 전사적 재택 근무가 비동기적 업무 커뮤니케이션과 최적의 업무 효율을 위한 시간 관리에 대해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앞으로 더 나은 조직을 만들어가기 위한 조직 문화의 일부로 정착되기를 바랍니다. 또한 각 개인에게도 삶에서 일이 갖는 의미와, 이른바 ‘워라밸’이라고 불리는 Work and Life 밸런스에 대해 폭넓게 고민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코로나19로 고생하시는 모든 분들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