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O(Linear Tape-Open) 드라이브

안녕하세요. LINE 앱의 안드로이드 클라이언트 개발을 맡고 있는 Tamaki(@r_ralph_h)입니다. 오늘 포스팅에서는 일반 소비자용으로는 조금 생소한 ‘LTO 드라이브’를 실제 사용해 본 소감을 전해 드릴까 합니다.

LTO 드라이브란?

LTO의 정식 명칭은 ‘Linear Tape-Open’으로, 자기(磁氣) 테이프 미디어의 일종입니다. 잘 알려진 자기 테이프 미디어로는 오디오 카세트 테이프나 VHS(video home system), 8mm 비디오 테이프 등이 있습니다. 테이프 미디어는 미디어 용량에 대비해 단가가 비교적 싼 것이 특징입니다. 그리고 LTO 드라이브는 장기간 보관에 적합한데요(최적의 온도와 습도를 갖춘 환경에서 표준값으로 약 20년). 기업용 규격으로 되어 있어 최신 규격으로 갖추려면 수천만 원은 필요합니다.

LTO 드라이브의 규격

LTO 드라이브는 약 2~3년에 한 번 꼴로 새로운 규격이 나오고 있는데요. 오래된 순서부터 LTO-1, LTO-2, … 하는 식으로 이름이 붙습니다. 최신 규격은 2017년에 출시된 LTO-8로, 미디어 하나당 12TB(압축 시 최대 30TB)의 용량을 확보했습니다. 새 규격일수록 용량이 크거나, read/write 속도가 빨라지거나, 부가 기능(암호화 기능이나 전용 파일시스템 등)이 추가되는 식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규격 간 호환성은 한 세대 전 규격에 read/write가 가능하고, LTO-7 이전의 경우 두 세대 전까지 read할 수 있도록 지원되는 정도입니다.

LTO 드라이브를 사용해 본 이유

개인적인 취미로 카메라를 다루는데요. 촬영 데이터가 쌓이다 보니 갖고 있던 저장 공간이 점점 부족해지기 시작하더군요. 추가로 백업해 둘 곳으로 일반적인 HDD나 Blu-ray 같은 광학 기기, 각종 클라우드 저장 공간 등을 고려해 보다가 뭔가 조금 색다른 도전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친구에게서 LTO 드라이브라는 것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고, 직접 좀 더 알아본 뒤 도입하게 되었습니다. 

기기 조립하기

제가 이번에 사용한 드라이브의 규격은 LTO-5였습니다. LTO-5부터 전용 파일시스템인 LTFS(Linear Tape File System) 사용이 가능해졌고, USB 메모리 같은 일반적인 미디어와 비슷하게 다룰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LTO-4 이전 규격이나, 또는 LTO-5 이후 규격이라도 LTFS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테이프 제어 명령어인 mt, read/write 실행 명령어인 tar 등을 사용해서 기록할 수 있습니다(저도 이번에 처음 알았는데요. Tar가 Tape ARchives의 줄임말로 원래 테이프 드라이브에서 사용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고 하네요). 기본적으로 LTO 드라이브는 시중에서 새 제품을 구할 수 없기 때문에 데이터센터에서 내놓은 것이나 중고 제품을 옥션 사이트 등에서 구입하게 됩니다. LTO-5 드라이브는 현재 대략 50만 원 안팎의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습니다.

LTO 드라이브를 탑재한 PC를 만드는 과정은 조립 PC를 만드는 과정과 비슷합니다. 제가 구입한 LTO 드라이브는 Hewlett Packard사의 ‘Ultrium 3000 BRSLA-0904-DC’인데요. 이 모델은 5.25 인치 베이와 규격이 같아서 일반적인 광학 드라이브처럼 설치할 수 있습니다. 단, 세로 길이가 다른 광학 드라이브보다 10cm 정도 길어서 케이스 사이즈에 따라 들어가지 않을 수는 있습니다. 또 이 드라이브는 SAS(Serial Attached SCSI) 규격 장치이기 때문에 필요한 경우 SAS 카드 등의 HBA(host bus adapter) 카드, 혹은 SAS의 HBA 기능이 내장된 마더보드를 준비해야 합니다. 이번에는 드라이브와 동일하게 HP사의 ‘HP LSI SAS 9212-4i’ SAS 카드를 사용했습니다. 이 카드는 SATA(Serial AT Attachment) 단자 포트가 4개입니다. SAS 카드에는 이 밖에도 SFF-8087(내장용 Mini SAS 커넥터, 커넥터당 4채널) 단자를 갖춘 것이 있는데요. 4개의 SAS 장치를 하나로 연결하는 케이블의 굵기가 꽤 굵어서 다루기가 어려워 SATA 단자가 있는 것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LTO 드라이브에는 데이터 선과 전원 공급이 하나로 이어진 SFF-8482 단자(SAS 연결 HDD에서 일반적으로 쓰이는 단자)가 쓰입니다. SFF-8482 단자는 어댑터를 체결하기만 해도 SATA 연결 HDD처럼 SATA 단자의 데이터 선과 전원으로 분리되므로 필요한 만큼만 끼우면 되는 SATA 단자형 SAS 카드가 편리합니다.

LTO 드라이브를 떼어낸 상태(좌)와 장착한 상태(우)

이번에 새로 LTO 드라이브 전용 PC를 조립하면서 가능한 한 크기를 작게 하려다 보니 내부가 좀 빽빽한 느낌은 드는데요. 만드는 순서 자체는 조립 PC와 동일합니다.

실제 사용해 보니

OS는 Windows 10 Pro로 설치했습니다. 요즘 Windows는 기본 드라이버만으로도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번에 LTO 드라이브도 추가 드라이버 설치 없이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위와 같은 상태가 되면 방금 전 소개한 mt 명령어 등으로 조작 자체는 가능하지만, 이번에는 LTFS 때문에 LTO-5 규격으로 한 것이니 LTFS를 사용해 보았습니다. 그러려면 드라이브 벤더가 제공하는 LTFS용 소프트웨어가 추가로 필요합니다. 각 벤더별 소프트웨어 목록은 LTO 단체에서 공개하고 있습니다.

‘Ultrium 3000 BRSLA-0904-DC’의 경우 ‘HP StoreOpen Standalone’을 사용하면 됩니다.

위와 같이 드라이브 레터가 할당된 후 LTO 미디어를 삽입하면 일반적인 드라이브처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글을 맺으며

LTO 드라이브는 특성상 랜덤 접속에 무척 약한데요. LTFS를 사용해서 파일 덮어쓰기 처리를 해도 그때까지 파일이 있었던 영역을 사용 불능으로 표시해 놓고 새 영역에 작성하는 방식이므로(차이가 발생한 바이트 수만큼 소비하는 방식이 아니고, 또한 갱신해서 파일 사이즈가 줄어도 줄어든 용량이 회복되지 않음), 보통은 한번 작성하면 다시 덮어쓰지 않는 데이터를 보관할 때 사용합니다. 

LTO 드라이브는 중고제품도 어느 정도 가격이 나가는데 비해, 미디어는 LTO-5용 카트리지의 경우 실 판매가가 3만 원 정도로 그렇게 고가는 아닙니다. 특수한 기기가 필요하다 보니 취급하기 까다롭다는 점은 있지만 HDD에 비해 흔들림에 강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단순 계산으로 생각하면 4TB 짜리 HDD의 실 판매가가 8만 원선이니, LTO 드라이브의 1.5TB 카트리지를 계속 구매하다 보면 결국은 비싸지겠네요. 하지만 실제로 써보고 나니 가격은 비쌌지만 멋들어진 구동음 속에 테이프 타입이라는 로망을 이룰 수 있었던 대단히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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